햇빛 쏟아지던 날들

5월의 큐슈 8.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벳푸타워 본문

travelogue/'17 일본_북큐슈

5월의 큐슈 8.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벳푸타워

alex420 2018. 2. 7. 00:37

5월의 큐슈 8.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벳푸타워


가마도지옥에 갔다가 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구불구불 돌아오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덕분에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버스에서나마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벳푸역까지도 가는 버스였는데, 우리는 살 물건이 있어서 유메타운이라는 쇼핑몰에 들렀다.



유니클로에서 쇼핑하고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다른 가족들은 호텔로 돌아갔다.

나는 아쉬움이 남아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기로 했다.

이것저것 검색해보다 벳푸타워에 가기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평소에는 여행 다닐 때 숙소에서만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편인데

이 때는 가족여행이라 에그를 가지고 다녔다. 정말 유용하게 쓰였던 순간.


저 멀리 벳푸타워가 보인다.


작은 공원에 잠시 앉았다 갔다. 공원 이름은 키타하마공원.


건물이 예쁘다.


요트클럽도 있고.


구도가 마음에 들어 필름카메라로도 찍은 사진. 혹시 제대로 안 나올까 디카로도 남겼다.


친절한 한글 안내 ㅋㅋ '하'자가 좀 특이하다.


거의 다 왔다~


건너편에 있는 토키와백화점.


밑에서 올려다 본 벳푸타워. 도쿄타워에 비하면 많이 아담하다.


간판 색깔이 마음에 들어서.


1층에 있는 자판기에서 표를 샀다. 성인 200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중. 전체 높이는 90m, 전망대는 55m에 있는 아담한 타워다.


벳푸타워는 올라가기 전부터 마음이 몽글했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에 설렘 같은 것도 있었고

다른 나라의 소도시를 혼자 걷는 게 기분 좋으면서도 왠지 모를 애수에 젖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문득 몇 년 전에 들렀던 대전의 한빛타워가 떠올랐다.

한빛타워가 좀 더 '최첨단'의 기운을 내뿜고 있지만..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랄까.

한빛타워 들어선 순간 왠지 90년대 느낌이 나는 차림새의 직원을 마주치고는

무슨 역할극이라도 하는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 들었었다. 빛바랜 꿈돌이 하며.. 



아니나 다를까,

전망대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발을 내딛는 순간

정말로 시간여행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ㅋㅋ

아담한 전망대 안에는 나이가 지긋한 직원 한 명만 있을 뿐, 관람객은 아무도 없었다.

유리창 곳곳에는 금이 가 있어 처음에는 충격적이다가 나중엔 마음이 조금 아팠다.

창가나 벽에는 벳푸의 주요 명소와 벳푸타워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진과 글 등이 붙어 있었는데

깨진 유리창과 대비되어 스스로 존재가치를 애써 증명해야만 하는 것 같았다. (쓸데없는 걱정)

오래된 것들을 보는 게 좋은데 한편으로는 또 슬퍼지기도 한다.


그래도 견딜만 하니까 저렇게 방치해 둔 거겠지?



시설은 많이 낡았고 볼 건 별로 없었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풍경을 내려다본 것만으로 만족했다. 옛날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미도 있었고.

벳푸타워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유리창 보수도 하고 ㅋㅋ

오래오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누군가에게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기는 망설여진다.

나는 좋았는데 좀 시시할 수도 있어. 꼭 안 가도 되는데 정말 할 것 없고 시간이 남으면 한번쯤 가봐.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벳푸타워에 쓴 편지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도 바닷가에는 가지 않았었네.

언젠가 벳푸에 또 가게 된다면 자전거를 빌려서 해안을 따라 달려보고 싶다.


나이토 타츄 박사가 설계한 타워 6형제 안내문


'타워박사'로 유명한 나이토타츄 교수는 벳푸타워 뿐만 아니라

나고야 TV타워, 오사카 츠텐카쿠, 삿포로 TV타워, 도쿄타워,

후쿠오카 하카타포트타워도 설계했다고 한다.

벳푸타워는 벳푸 관광개발의 일환으로 1957년에 완공되었고, 

2007년에는 일본 등록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함.


내가 걸어온 길을 내려다 보았다. 유메타운 분홍색 간판이 작게 보인다.


지도를 보니 저 멀리 보이는 산은 타카사키산(高崎山)인 듯.


이건 폰으로 찍은 사진


장난감 자동차 같다


잠시 후에 가게 될 토키와백화점


기념품코너와 오미쿠지, 기념코인 자판기도 있었다.


아쉬워서 천천히 한 바퀴 더


저 망원경으로... 어디까지 보이려나


토미카 같은 자동차들ㅋㅋ


벳푸타워의 캐릭터 벳푸산타로(三太郞). 산타로는 삼남이라는 뜻인데, 일본에서 세번째로 만들어진 타워라서 이렇게 이름 붙인 듯.


벳푸타워에서 산 기념품. 아쉽게도 벳푸타워 전용 기념품은 못 샀다.


벳푸타워 기념스탬프


 요건 스기노이호텔 기념스탬프


그냥 오기는 아쉬워서 벳푸타워 기념스탬프도 찍고 기념품도 샀다.

벳푸타워 기념품이나 벳푸를 상징하는 무언가를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건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콩 인형과 피카츄 열쇠고리를 샀다.

예쁜 포장지에 정성스럽게 포장해 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려는데 마침 일본인 커플이 들어와서 왠지 안심이 됐다.

(벳푸타워 장사 되긴 되는구나 하고 ㅋㅋ)


밑에서 올려다 본 벳푸타워.



저녁식사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벳푸타워에서 다음으로 어디로 갈지 고민했다.

쇼핑을 할지 카페를 갈지, 딱히 내키는게 없어서 일단 건너편의 토키와백화점에 가보기로 했다.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카페가 있어 거기서 시간을 보내려 했더니 주문 마감이란다.

무인양품을 구경하려는데 왠지 마음이 초조해 쇼핑을 할만한 상태가 아니라 한번 둘러보고 말았다.

스타벅스에 가려니 좀 아쉬워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멀지 않은 곳에 괜찮은 카페가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마음에 들어서 찍은 표지판들 ㅋㅋ


안녕 벳푸타워~


벳푸타워 여행 필름사진▼

2017/10/08 - [여행기/Japan] - 큐슈 여행의 추억 3. 벳푸 (벳푸타워, 시나노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