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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17 일본_북큐슈

큐슈 여행의 추억 3. 벳푸 (벳푸타워, 시나노야)

alex420 2017. 10. 8. 19:28


큐슈 여행의 추억 3. 벳푸 (벳푸타워, 시나노야)


벳푸타워 앞

이런 간판이 마음에 들어서 많이 찍었다.

벳푸타워는 사실 그렇게 화려한 곳은 아니다. 

전체 높이는 90m, 전망대는 55m 쯤에 있다. 고층 아파트 정도랄까 ㅋㅋ

1957년에 지어졌는데 일본에서는 세번째로 지어진 타워라고 한다.

멋진 풍경을 기대하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벳푸를 내려다보고 싶은 사람에게만 추천. 

나는 별 기대 없이 가서인지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입장료는 200엔이었다.


벳푸타워에서 내려다본 풍경

1층 자판기에서 표를 뽑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처음엔 조금 놀랐다.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대전 한빛타워 갔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꿈돌이..)

내가 갔을 땐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카운터 직원만이 반겨주었다. 연세가 꽤 있어 보였다.

유리창 곳곳엔 금이 가있었고(!), 테이블과 의자, 벽에 붙어있는 사진 등 모든 것이 오래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고 오히려 옛날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미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ㅋㅋ


벳푸타워에서 내려다본 풍경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자전거를 빌려서 해변을 따라 쭉 달려보고 싶었다.


벳푸타워에서 내려다본 풍경

왼쪽 아래 있는 초록색 옥상 건물은 한국음식점. 아주 크다.

이 구도로 디카로 찍은 사진은 멋있게 나왔는데 흑


벳푸타워에서 내려다본 풍경

전망대 안에는 곳곳에 타워 홍보자료와 함께 지역 초등학생들의 그림과 편지가 붙어있었는데

너무 귀여웠다. "벳부타워에 대해 많이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벳부타워 또 가고 싶어요" 뭐 이런 내용


테이블과 망원경

어느 테이블에는 맥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시켜먹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냥 내려오기가 뭔가 아쉬워서 기념품을 샀다.

큐슈를 상징하는 무언가를 사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게 없었다..

고르고 골라서 오이타라고 써있는 콩 인형(?)과 큐슈라고 써있는 피카츄 열쇠고리를 샀다.

할머니 직원이 예쁜 포장지에 정성스럽게 포장해주었다..

할머니 직원이라 하니 말이 좀 이상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곳에서 

나이 많은 분들이 일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못 봐서인지 무척 인상 깊었다. 역시 초고령화사회..


밖에서 올려다본 벳푸타워

아사히광고가 대문짝만하게 있다.


무단횡단금지


시간이 좀 남아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처음에는 타워 건너편에 있는 백화점에 있는 카페에서 바깥 풍경이나 보려 했는데 영업시간이 끝났단다.

무인양품에서 쇼핑을 할까 하다가 왠지 쇼핑 욕구가 들지 않아서 ㅋㅋ 대충 한바퀴 훑어보고

스타벅스를 가려다가 또 왠지 아쉬워서 인터넷에서 가볼만한 카페를 검색했다.

다행히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괜찮은 카페를 찾았다.

구글맵 켜고 열심히 걸어감.


지붕 위의 고양이


드디어 도착

시나노야라는 찻집이다.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한다고 한다. 음식도 판다.

1920년대 지어진 별장을 개조한 곳이다. 왠지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다.



커피 기다리는 중

역시나 가게 안은 조용했고 마침 주인 두 분 다 주방에 들어가있는지 카운터는 비어있었다.

카운터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옆의 테이블에서 책을 보고 있던 손님(혹은 관계자?)이

아무데나 앉으면 된다고, 저기 중간에 있는 둥근 테이블에 앉아도 된다고 하여 10인용 테이블에 앉았다.

원래는 창가에서 정원을 내다보고 싶었는데 거긴 손님이 이미 앉아 있었다.

땀을 식히며 가게를 한번 둘러보았는데 곳곳에 고풍스러운 장식물이 가득했다.

한 구석에는 이 건물의 역사와 건축양식ㅋㅋ 등에 대해 설명해놓은 책자도 있었다. 잡지에 실리기도 했나보다.

가게에 대한 주인의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해 왠지 경건해지기까지 했다ㅋㅋ

아이스커피를 시켰는데 머그컵도 고풍스럽고 예뻐서 기부니가 좋아져따...


조용히 커피 마시기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 소리도 크고 다른 테이블에 손님도 있어서 많이 못 찍었다.

다음에 벳푸에 또 가게 된다면 여기 꼭 들를 거다. 그땐 단고지루 먹어봐야지!


잘 안 보이지만 초승달


가게를 나오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다시 벳푸역으로


호텔에서 내려다본 풍경

안녕 벳푸~

이제 끝.

더 자세한 이야기는 디카 사진과 함께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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