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쏟아지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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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테입을 내밀며

alex420 2017. 12. 11. 23:25


이렇게 계절은 바뀌었지만

아직도 난 잊을 수가 없는 걸

그러던 어느 날 다짐한 거야

여전히 용기없는 나를 도와줄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는 날

조그만 테입을 내밀며

오래전부터 너를 좋아하고 있었어 

이런 내 맘을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어


정지해 버린 시간 침묵을 뒤로하고 

눈이 수북히 쌓인 길 숨차도록

한없이 달리네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는 날

조그만 테입을 내밀며

오래전부터 너를 좋아하고 있었어 

이런 내맘을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어 


정지해 버린 시간 침묵을 뒤로하고 

눈이 수북히 쌓인 길 숨차도록

한없이 달리네


- 재주소년, 눈 오던 날 (2003)


/

어제였나 눈이 녹아 미끄러운 길을 걷다가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카세트테이프 끼워넣는 소리부터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노래..

신기하게도 이 노래만 들으면 영화라도 한 편 본 것처럼 생생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가장 많이 들었던 1,2집은 곡 제목만 봐도 아련하다.

그 노래를 자주 들었던 당시의 기분 장소 사람 심지어는 시대가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2000년대의 기분.

고등학교 때 재주소년을 참 좋아해서 '대학생'이 되어 '서울'로 가면 매번 공연을 찾아다니게 될 줄 알았는데

정작 공연은 한번도 못 가봤고 이제 재주소년은 한 명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번주에 처음으로 박경환 씨가 나오는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다.

노래도 복습하고, 추천해준 책도 미리 읽고 가야지. 어 팟캐스트도 들어보고 그래야겠다.

내년에 제주도 여행 갈 때는 재주소년 노래 들으면서 다녀야겠다 (청승)


믿을 수 없지만 30대가 되어버렸구나. 아직도 내가 30대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는다.

10대에 꿈꾸었던 일 중 20대에 이룬 것은 얼마만큼일까. 구석구석 처박혀 있는 일기장과 수첩을 꺼내서

한번 셈을 해보아야겠다. 그리고 사실 20대에는 뭘 꿈꾸고 말고 할 것 없이 쫓기듯 산 것 같기도 하고

스스로 깨닫지도 못하는 채로 많은 일을 해본 것 같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 중 많은 걸 아직도 못 했지만 그리고 영원히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많지만

하고 싶은 일의 범주에 속해 있지도 않았던 일을 어쩌다가 해보게 된 적도 있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일을 한 적도 있지. 그러니 너무 절망하지 말자.

음 12월에는 30대의 계획을 다시 세워보아야 겠다. 10대의 기분으로. 2000년대의 기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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