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쏟아지던 날들
코로나19 격리일기 1 본문
2년 반만에 코로나19에 걸렸다.
혼자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전염병이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할 만큼 조심하고 자중할 만큼 자중했는데
하필 중요한 시기에 뒤늦게 코로나에 걸리다니 타이밍 참...
당장 다음주에 있는 시험을 보러 갈 수 있을지 말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력감이 온몸을 감싸오지만 뭐라도 기록해 두려고 노트북을 켰다.
본격적인 증상은 어제부터였다.
예전에도 종종 감기기운은 있었지만 목스프레이 뿌리면 곧 나아졌고
며칠간 몸이 안 좋은 것도 그저 생리통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목이 점점 아파오더니 약간의 근육통과 오한까지..
바로 자가검진키트 사서 해봤는데 음성이 나왔다.
따뜻한 물 계속 마시니 좀 나아졌고
냉장고에 방치해둔 꿀차도 마셨다ㅋㅋ
종합감기약은 별로 효과가 없었던 것 같고,
두통약은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렇게 일찍 잠들었는데 새벽에 목이 아파서 깼다.
세상에, 아파서 잠에서 깬 건 백신 2차접종 이후로 정말 오랜만인 듯하다.
(3차 때는 근육통만 있었음)
비몽사몽간에 따뜻한 물을 마시고, 이왕 잠 깬 김에 문제집이나 보자 하고
몇 페이지 보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목은 좀 괜찮아졌고 대신 머리가 무거웠다.
목에 집중되어 있던 통증이 콧물과 가래, 기침 등으로 분산된 느낌..?
여튼 좀 괜찮아지나 싶었지만 오후 늦게 컨디션이 안 좋아져 또 자가검진해봤더니
희미한 두 줄이 나왔다... 바로 주변 병원 검색해봤는데 다행히도 일요일에도 여는 병원이 있었고
접수 마감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접수해서 검사를 받았다.
목이랑 코 둘 다 검사했고 빼박 양성이 나왔다.
7일치 약을 처방받아서 집에 왔는데 아직까진 얼떨떨하다.
저녁은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겠다 싶어서 요기요에서 갈비탕을 시켰는데 3군데서 취소됨ㅋ
요새 익스프레스 기사 찾기가 힘든가보다.. 여튼 갈비탕은 못 시켰고 1인갈비찜이라도 시켜서 20분 뒤에 도착예정
바로 요기패스 결제했는데ㅋㅋ 7일간 나올 쓰레기가 많이 걱정된다.
가급적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식사를 잘 찾아봐야겠다.
다들 코로나 걸리면 바늘로 목을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던데
나는 아직 시작도 안 된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통증보다 더 두려운 것은 엉성하게나마 몇달간 준비해온 시험을 못 칠 수도 있다는 것ㅠ
마음 한 구석에서는 악마가 안도의 웃음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ㅋㅋㅋ
1년에 한번 있는 시험인데 하루 차이로 날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어쩔 수 없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니 받아들여야지.
이 기회에 방 정리나 제대로 해야겠다.
어떤 시험은 확진자끼리 모아서 시험 치렀다는데-
내가 접수한 시험도 그렇게 응시할 수 있을지는 내일 공단에 전화해볼 예정.
약을 잔뜩 받아왔는데 검색해보니 기침, 콧물, 진통제 등 골고루 있는듯하다 (약값은 따로 안 냈음)
의사선생님이 원래는 타이레놀도 같이 처방하려고 했는데 지금 다 품절이라고
가능하면 약국에서 따로 사라고 해서 타이레놀과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사왔다.
기분 탓인지 근육통도 심해지는 것 같고-
일단은 저녁부터 먹고 쉬엄쉬엄 공부 마무리 해보자.
미뤄뒀던 일기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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