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쏟아지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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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우리나라

군산 여행 2. 빈해원

alex420 2014. 9. 15. 22:06

블로그 글쓰기 화면 폭을 600으로 넓혀보았다!

아직까지 티스토리에 익숙지가 않아서 모든 기능이 어색하다..ㅋㅋ


둘째날

알람도 없이 눈을 떴다 감았다 한껏 게으름을 피우다

조금 느즈막히 나섰다


원래 계획은 오전에 경암동 철길마을-이성당-히로쓰가옥-초원사진관-동국사 순으로 갔다가

빈해원에서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오후에 근대역사박물관-미술관-조선은행-18은행-세관 등등을 돌고

시간이 남으면(!) 백년 광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금강하구둑을 달리는 것이었다

(지금 보니 웃음만 나온다)


이건 군산시청 관광안내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관광지도

내가 간 곳 중 경암동 철길마을과 은파호수공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부근에 있다

주요 관광지들이 모두 근처에 있어서 걸어다니기 정말 좋았다


여튼 어찌어찌하여 철길마을은 전날 저녁에 다녀왔고,

이성당 빵은 오후에 예약을 하게 되어 일정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계획을 세울 때는 정말 헷갈렸는데 막상 직접 길을 걸으며 지도를 보니

대강 동선이 잡혀서,

우선 점심부터 먹은 후 근대역사박물관 부근을 구경하고,

히로쓰가옥 부근을 구경한 후 이성당에 들르기로 했다.

금강하구둑은 무리였고, 시간이 나면 군산항 쪽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나운동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다, 알뜰한 S가 버스노선을 찾았다

우리가 있던 곳에서 조금 걸어가 대한생명 정류장에서 71번 버스를 탔다.


'교보생명'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빵냄새가 진동을

한 건 아니고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걸 보고 아, 여기가 이성당이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작아보였던 이성당 (그치만 가게 안은 꽤 넓다!)

줄이 모퉁이를 돌아 길게 늘어섰다

우리는 오후에 다시 오기로 하고 계속 걸어 지나갔다


사실 위치를 잘 알고 고른 건 아닌데 이쯤이겠다 싶은 곳에 빈해원이 있었다

점심 먹을 곳으로는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복성루, 영화원, 한일옥, 지린성, 서원반점, 쌍용반점 등등 나름 맛집으로 유명한 곳은 많았지만

어째 죄다 후기가 꽝이었다.ㅋㅋㅋㅋ

특히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별점 후기는 너무나도 생생하고 한결같이 최악이라서

어딜 가야 할지 고민도 되었지만.. 결국은 분위기라도 느껴보기 위해 빈해원을 택했다.

똑같이 맛없고 불친절할 거라면, 이색적인 분위기라도 느껴보고 싶어서!


빈해원 간판을 발견하고 기뻐한 것도 잠시,

바로 앞에 구급차가 한 대 있어서 긴장했다...

나한테 빈해원은 왠지 영화에 나올법한 무술인or조폭이

날라차기를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이미지였기 때문에

혹시 큰 싸움이라도 난건가 하는 이상한 걱정을 하며 들어섰는데..

알고보니 구급대원 분들이 식사 주문을 하고 있던 거였다...ㅋㅋ.ㅋㅋㅋ


독특한 분위기의 인테리어

난 사실 음식이 아무리 맛없고 직원들이 아무리 불친절하더라도 이거 하나만 봐도 좋다고 생각하며 들어갔다.ㅎ


사람이 많아서 테이블 사진은 제대로 못 찍었는데

역시나 듣던대로 커다란 테이블에 다른 사람들과 강제합석(!) 하게 되었는데

S와 나에게는 이것도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홀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 말고도, 양쪽으로 분리된 방이 있어서 단체로 왔을 때는 거길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불친절하고 비위생적이라는 후기를 종종 봐서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내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로 가서인지,

직원들도 그럭저럭 친절했고, 크게 불편한 점도 없었다

나는 삼선짬뽕, 간짜장 매니아 S는 역시나 간짜장을 골랐다

그리고 이곳의 하이라이트라는 탕수육도 주문했다

中 자로 주문할까 하다가 너무 욕심부린 것 같아서 小자로 주문했다


천장 장식이 너무 신기해서 계속 고개를 들고 쳐다보게 되었다


오랫동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 중앙에는 저렇게 커다란 테이블이 있고

양쪽에는 방도 있다


드디어 간짜장이 나왔다

미리 찾아본 후기에서는 음식이 엄청 늦게 나온다는 말이 많아서 살짝 긴장도 했었지만

우리가 주문한 메뉴들은 순탄하게 나왔다

(단, 옆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보다 먼저 와있었는데도

우리가 다 먹을 때쯤 음식이 나오더라. 좀 특이한 메뉴였음

시간이 빠듯할 때는 대중적인 메뉴를 고르는 게 안전할 것 같다)

처음에 S가 이거 보고 짜파게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 했는데

소스도 특이하고 면도 특이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간짜장이랑은 좀 달랐던..

짜장소스가 좀 묽었고. 면발도 뭔가 특이했다. 그냥 다 특이했다.ㅋㅋ


이건 내가 시킨 삼선짬뽕

와! 이건 천상의 맛이야!!! 할 정도로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먹었다 ㅎ

이것도 역시 면발이 특이했다.

S는 간짜장이 더 낫다고 했고, 나는 짬뽕이 더 맛있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탕수육

이건 와! 이건 천상의 맛이야!! 할 정도

였다ㅋㅋㅋㅋㅋㅋ

짬뽕이 유명한 집인데 탕수육이 맛있다는 얘기를 많이 봐서 기대를 좀 했었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평소에 먹던 탕수육이랑 좀 다른데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고(좀 더 부드러웠던 것 같기도 하고)

달달하고 바삭하고 너무 맛있었다. 아마 소위 말하는 초딩입맛이라면 다들 좋아할 것 같다..

小자로도 양은 넉넉했지만 너무 맛있어서 더 시켜먹고싶었다.. 감동적인 맛.

언젠가 또 한 번 먹어보러 가야겠다!!


나오면서 찍은 모습

저기 중간에 있는 테이블에서 나란히 앉아 먹었다


안녕 빈해원


탕수육 먹으러 또 올게요


빈해원을 나서서 큰길로 나가자마자 길 건너에 군산근대건축관이 보였다

아 안그래도 갈 데가 많은데 이건 또 뭔가! 아쉽지만 그냥 넘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여기가 원래 계획에 있던 조선은행 건물이었다!

어딘가 하나씩 나사빠진 허술한 여행계획이긴 했지만

덕분에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하나하나 알게 된 것도 많아서 좋았다.

잠시 후에 들르기로 하고 계속 길을 걸었다


벽에 그려져 있던 그림

짱구가 왠지 쓸쓸해 보인다




길 건너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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