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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리일기 4

alex420 2022. 5. 13. 07:10

코로나 확진 4일차

주요 증상은 여전히 (아주 심한) 기침, (좀 나아진) 인후통, 식욕저하, 두통, 콧물, 가래..

발작적인 기침이 수시로 나오고 눈물도 나고 구토도 했다.

 

-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식료품이 새벽에 도착했다.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신선식품도 주문할 수 있어서 좋음..

평소엔 회사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했었는데

오랜만에 집에서 소박하게나마 챙겨먹으니 보람이 있다.

스스로 돌보는 느낌이 든달까..?

 

하루하루 거의 똑같이 보내서 그런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이날도 VPN으로 일 좀 하다가 벅차서 쉬다가.. 다시 일하다가 그랬던 것 같다.

 

고민 끝에 시험은 끝내 포기하기로 했다.

공단에 전화해서 환불방법을 묻다가 또 기침이 멈추지 않아서 당황스러웠지.

시험을 포기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내가 할 수 있는데 포기하는 건 아닐까,

내가 엄살 부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만한 상태가 아닌건 분명했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기침이 수시로 나오고 결국 토하고 나서야 끝이 나곤 했다.

아쉽고 바보 같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며칠간 안고 있던 고민에 마침표를 찍고 나니 조금은 후련했다.

 

-

힘은 없는데 여전히 식욕은 없고

시간은 잘 가서 하루 세번 약 챙겨먹기 위해 끼니를 때우고

드디어 책을 읽었다. 며칠간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니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 좀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껴두었던 책을 단숨에 다 읽고, 음악도 듣고, 일찍 잠들었던 것 같다.

알람은 맞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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